8일째 계속된 한파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어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폭설과 기상 악화로 하늘길과 바닷길도 막혀 섬 체류객과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강추위에 가축이나 양식장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늘길·바닷길 여전히 막혀=25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북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8일째 중단됐다. 이로 인해 울릉주민 1000여명이 포항의 여관 등에서 머무는 불편을 겪고 있다. 1주일간 137㎝의 눈이 내린 울릉도에는 15개 마을 90가구가 교통 두절로 고립됐다. 울릉군 관계자는 “교통이 끊긴 마을은 고지대여서 현재 제설차를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과 서해 5도를 잇는 여객선 일부도 사흘째 발이 묶여 있다. 전남 목포·여수·완도 등을 오가는 55개 항로와 전북 부안 격포∼위도와 군산∼선유도 등 5개 항로의 여객선도 여전히 운항을 멈췄다. 또 경인아라뱃길 일부 구간이 얼어 오전 10시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에서 출항할 예정이던 800t급 비정기 바지선의 운항이 취소됐다.
◇최소 8명 동사, 동파 잇따라=지난 주말 이후 전국에서는 저체온증 등으로 최소 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4일 오전 7시쯤 대구 달서구의 한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파지를 줍던 노인(67)이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오후 4시45분쯤 부산 기장군의 한 농장 내 컨테이너에서 전기장판으로 지내던 유모(7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시 봉개매립장에서는 침출수 저류조 돔시설의 지붕이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7억30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수도계량기와 수도관 동파도 잇따랐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3일부터 이날 새벽 5시까지 서울 1036건, 인천 767건, 경기 564건, 충남·북 126건 등 30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충북 충주시에서는 102가구 300여명이 사는 종민동 2통 지역의 상수도 배관이 얼어붙어 22일부터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가축과 양식장도 비상=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파손도 잇따랐다. 전날 30㎝ 안팎의 눈이 내린 전북 정읍과 순창, 부안, 김제, 고창 등에서는 비닐하우스 21동이 무너졌다. 전남에서는 장성의 비닐하우스 11개동 6925㎡와 영광 1개동 1980㎡ 등의 비닐하우스가 파손됐다. 화순 이모씨 농장에서는 축사가 주저앉으며 암소 9마리가 지붕과 골조, 눈 더미에 깔려 머리와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경북 동해안 어민들은 대게 잡이 제철을 맞았으나 강풍 등으로 사흘째 조업을 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충북지역 과수농가들은 감과 복숭아, 포도처럼 추위에 약한 과수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동해(凍害)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추위로 인해 전력 사용량도 급증해 이날 오전 경기지역 전력수요가 1158만㎾를 기록, 닷새 만에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전주=김용권 기자, 전국종합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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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5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