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별세한 ‘살아있는 양심’ 도이 류이치 전 의원 추모행사 연다

입력 2016-01-25 21:11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던 도이 류이치(사진) 전 의원을 기리는 행사가 한·일 양국에서 열린다. 지난 22일 별세한 도이 전 의원의 삶은 ‘살아있는 양심’으로 불리며 양국 정치권뿐 아니라 교계에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김영진 전 국회의원은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3·1절 기념식 및 도이 전 의원을 추모하는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일기독의원연맹의 한국측 대표회장인 김 전 의원은 일본측 대표회장을 맡고 있던 도이 전 의원과 1998년부터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고, 별세 소식에 가장 먼저 일본 고베 인근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돌아왔다.

김 전 의원은 “24일 도이 전 의원의 빈소에서 만난 일본의 교계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고 양국에서 함께 추모행사를 열기로 했다”며 “일본에서는 3월10일을 전후로 도쿄에서 추모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한일기독의원연맹 창설 뒤 매년 3·1절과 8·15 광복절이면 한국을 찾아와 함께 한복을 입고 예배를 드리곤 했던 도이 전 의원의 뜻을 기억하는 차원에서 3·1절을 앞두고 행사를 열기로 했다.

그는 “종군위안부 할머니 문제와 동북아 패권 다툼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한·일 관계가 위중한 때 평생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해 힘썼던 도이 전 의원의 별세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998년 처음 모임을 만들 당시 목사님이니 회장을 맡으라는 사람들의 요구에 자신은 조선총독부 고위 관료의 아들이며, 조선을 침탈하고 지배했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사람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며 울던 그 분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고 회고했다.

도이 전 의원은 2014년 국제사랑재단이 수여하는 영곡봉사대상을 수상한 뒤 “기독교는 정의로운 종교이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독 정치인답게 올바른 한·일 관계 확립과 양국의 화해를 위해 힘을 쏟겠다”며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정계 입문 전에는 재일 한국 노인들을 섬기는 사역을 하기도 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