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지루해지지 않겠다는 것은 약속할 수 있다(I don’t know where I’m going from here, but I promise it won’t be boring).”
글램록의 대부 데이비드 보위가 한 말이다. 배우 유아인이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적으며 다시 화제가 됐다. 데이비드 보위는 자신의 69번째 생일을 맞아 31번째 정규 앨범 ‘블랙 스타(Blackstar·★)’를 발매한 지 이틀만인 지난 10일 세상을 떠났다. 세계 록 팬들의 추모 물결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팬들은 최근 1개월 사이 록 음악계 거장 세 명을 떠나보내야 했다. 지난달 28일 ‘록스타들의 록스타’인 모터헤드의 리더 레미 킬미스터(보컬·베이스)가 영국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2주가 채 되기 전에 데이비드 보위가 떠났다. 그로부터 일주일 남짓한 시간 뒤인 지난 18일 록 그룹 이글스의 기타리스트 글렌 프레이가 숨졌다.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록의 거장들은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데이비드 보위는 장장 10분짜리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마지막 뮤직비디오가 된 ‘★’에서 그는 단추 눈을 한 예언자로 나온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는 작품이다. 지난해 여름 록 페스티벌 내한 공연에서 압도적인 공연을 펼쳤던 레미 킬미스터는 자신이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을 하다가 숨졌다고 한다. 팬들은 “죽음까지도 록 스타답다”고 평가했다.
모터헤드는 “우리의 음악을 크게 틀고 레미를 추모해 달라”고 했다. 록의 거장을 잃은 팬들은 음악으로 그들을 추모했다. 데이비드 보위의 유작은 70만장 이상 팔렸고 이글스의 명곡 ‘호텔 캘리포니아’ ‘데스페라도’ 등도 각종 음원 사이트를 달궜다.
자유분방하고 창조적인 팝 아티스트이기도 했던 데이비드 보위는 수많은 스타들의 스타였다. 할리우드 배우 드류 배리모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는 영웅이었다(He was the hero)’라고 추모했다. 폴 매카트니, 마돈나, 노엘 갤러거 등이 SNS 추모에 동참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시들해졌지만 록 음악은 여전히 건재하다. 데이비드 보위, 레미 킬미스터가 창조성을 잃지 않고 현역으로 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을 찾는 무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비록 거장 셋을 잃었지만 ‘록 스피릿’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팬들 사이에서 흐르고 있다.문수정 기자
록 거장은 잃었지만 ‘록 스피릿’은 계속된다… 전설의 록스타 사망에 팬들 추모물결 이어져
입력 2016-01-27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