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부양 시그널 유럽·日 이어 美 연준에 쏠린 눈… 비둘기파 발언 나올까

입력 2016-01-25 20:33

연초에 중국이 낸 ‘사고’(증시 폭락 사태)를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수습하는 모양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총재가 잇따라 추가 부양책 시행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25일 아시아 주요국 주가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26∼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성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00포인트(0.74%) 오른 1893.4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56%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90%)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75%), 대만 가권지수(+1.78%) 등도 올랐다.

일단 국제유가가 급등세로 돌아선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유럽·일본 중앙은행의 립서비스도 그간 극도로 악화됐던 투자심리를 다독여줬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21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올 들어 경기 하방 리스크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면서 “3월 회의 때 통화정책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도 23일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추가 완화든 뭐든 금융정책을 조정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번 FOMC에서 연준의 정책 스탠스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로 쏠려 있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연구원은 “회의 직후 성명서에서 대외 환경의 불투명성을 언급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이란 뉘앙스를 풍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제상황에 대한 연준의 판단에 부정적 측면이 부각된다면 시장에선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늦출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구원투수로 등판한다고 현재의 위기 국면이 일거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KDB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중국을 포함한 각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어서 1분기 내내 ‘R(recession·경기침체)과의 사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최악의 1월을 보내면서 각종 기록도 속출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달에만 1331.52포인트나 떨어졌다. 역대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상하이지수는 17.59% 폭락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지난 12일 홍콩의 위안화 표시 하루짜리 은행 간 대출금리는 사상 최고치인 66.815%까지 폭등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