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을 구하는데 혼신을 다하고 있는 그리스의 섬 주민들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추천된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가디언 등이 25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옥스퍼드, 프린스턴, 하버드, 코넬, 코펜하겐 대학교의 저명 교수들이 그리스 레스보스·로도스·코스·키오스·사모스·레로스 섬 주민들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이들 주민은 물에 빠진 난민들을 구하느라 어업이나 관광업 등 생업을 놓고 있다. 또 밀려드는 난민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기피하면서 이들 섬 지방의 경제가 크게 위축된 상태임에도 난민 구호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섬 주민들은 난민선 전복 사고가 발생하면 자신의 배나 구명도구들을 활용해 바다로 직접 나가 난민들을 구하는가 하면 섬에 도착한 난민들을 위해 옷가지나 음식을 제공하는 등 자원봉사 활동에도 정성을 기울여 왔다. 일부 주민은 자신의 집을 난민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인디펜던트는 “현재까지 이들을 노벨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서명한 인원이 30만명에 달한다”며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추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추천 작업은 국제 시민운동 단체 아바즈(avaaz.org)가 주도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섬의 평범한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유럽의 난민 위기 최전선에서 수개월 동안 전쟁과 테러를 피해 찾아온 수많은 사람을 구하는 등 용기가 돋보인다”며 “그들의 활동은 위기에 빠진 인류애를 치유하는데 있어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는 각국 전문가 1000여명에게 서한을 보내 평화상 후보자 추천을 받으며, 추천 마감은 2월 1일이다. 이후 노벨상위원회가 후보 선별 작업을 하게 된다.
국제난민기구(IMO)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도 그리스 여러 섬에는 지난 20일까지 3만5949명이 들어오는 등 매일 2000명 정도의 난민이 도착하고 있다. 추운 겨울인데도 난민들의 유럽행이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서만 에게해와 지중해 등에서 최소 109명의 난민이 익사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생업 제쳐둔 채 난민 도운 그리스 섬 주민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다
입력 2016-01-25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