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선수 중 오직 이대호(34·사진)만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미국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이번 주가 그의 운명을 가를 한 주가 될 전망이다. 무적 신분인 이대호는 29일 귀국한다. 이대호로서는 이날까지 빅리그 팀과 계약을 마치고 기분 좋게 한국에 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대호는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과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 4일 미국 애리조나로 떠난 이대호는 장기전을 각오했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있다. 특히 이번 주까지 계약을 마치지 못하면 자칫 이대호는 미국과 일본에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가 지나면 이대호의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재계약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다. 소프트뱅크는 이달 초 이대호에게 “30일까지는 잔류 여부에 대한 답을 달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소프트뱅크는 2월 1일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대호가 이번 주 안에도 소프트뱅크에 재계약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퇴로가 사라지는 만큼 더 절실하게 빅리그 계약을 추진해야 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대호는 최근 미국 언론이 집계하는 ‘시장에 남은 FA 선수 순위’에서 7위에 올랐다. 앞 순위 선수가 계약에 성공하면 이대호의 순위는 올라간다. 메이저리그에서 2월 이후 새 둥지를 찾은 FA 선수들이 꽤 많다는 점도 위안거리다. 2013년 말론 버드는 2월 2일 뉴욕 메츠와 계약해 그해 24홈런을 기록했다.
한편 이대호가 미국과 일본에서 모두 계약하지 못해도 한국에서 뛰는 것은 가능하다. 한국 프로야구의 선수등록 마감일은 이달 말이지만 FA 선수에게는 예외를 두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25일 “2년 전 KIA 윤석민 사례처럼 FA 자격으로 해외로 나간 선수는 선수등록 마감일에 관계없이 계약만 하면 바로 1군 등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ML 진출 노리는 이대호, 이번주가 분수령
입력 2016-01-25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