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한국 농업의 장밋빛 미래, 그 뿌리를 키운다… 농촌진흥청 산하 연구원들의 365일

입력 2016-01-25 20:52 수정 2016-01-25 22:59
스마트온실(식물공장)- LED 조명이 햇빛을 대신하고 외부와 단절돼 이상기후나 병해충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에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다.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최첨단 미래 농업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세계 최대 종자은행-농업유전자원센터 중기저장고에서 이재인 연구원이 농민에게 분양해 줄 씨앗을 살펴보고 있다. 의식주와 직결되는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유전자원 개발을 통해 먹을거리는 물론 의약품, 생필품 등 각 농작물들의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다.
트랙터 시뮬레이터는 트랙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과 농기계를 접목해 개발됐다. 실제와 아주 유사한 가상공간에서 운전, 농작업, 돌발상황 대처 등을 연습할 수 있다.
한겨울에 더욱 맛있는 딸기-10여년 전만 해도 일본 품종이 대부분이었으나 2000년대부터 우수한 국산 품종이 개발, 보급되면서 현재 국산 품종 보급률이 91%에 달한다.
미래 농업 비전 가득 담은 농업과학관- 전주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관은 생명산업으로서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축구장 하나 정도의 크기로 농업이 첨단 과학기술을 만나 더욱 편리하고 스마트해진 미래 농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미래 농업, 농촌의 비전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MBA 대신 농업을 공부하라.”

월스트리트의 투자 귀재 짐 로저스 회장이 국내 대학 초청강연에서 ‘농업이 진정한 미래산업’이라고 자신의 투자철학을 밝히며 강조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단순한 식량 생산에 그쳤던 농업은 이젠 옛날 이야기다. 농업은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 수출, 식품, 가공, 저장,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도 신년사에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농업을 첨단화·자동화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농업의 대전환기다.

농업혁신의 전초기지인 농촌진흥청과 산하 연구 기관들이 위치한 전라북도 전주시 농생명로300. 이곳에 미래 농업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이곳 연구원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연구에서부터 신품종 개발, 영농기술, 종자의 영구 보관 등 스마트 농업을 구축하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국립농업과학원의 문을 열자 태양광 없이 오로지 LED 불빛 아래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파릇파릇한 상추가 눈에 들어온다. 컴퓨터로 빛과 온도, 탄산가스 등 생육환경을 제어해 흙과 비료 없이 물로만 재배하는 스마트 온실(식물공장)의 풍경이다. 그간 수입에만 의존했던 의약품·화장품 원료용 약용식물 재배에도 첨단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미래 농업의 대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농업유전자원센터 종자저장소는 종자 개발을 지원한다. 품종별로 21만 여점이 보관되어 있다. 영하 18도를 유지하는 장기보관소는 최대 100년까지 씨앗을 생존상태로 보관하고, 진도 7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까지 갖췄다.

다른 연구동에선 가상 환경체험을 통해 농기계를 운전하는 경운기 시뮬레이터 장비 개발이 한창이다. 이미 트랙터 시뮬레이터를 보급해 농민과 귀농인들에게 환영을 받은 터라 업계는 새로운 장비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실에선 한겨울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딸기가 빨갛게 익어간다. 과거에 딸기는 봄철이 제철이었지만, 우수한 국산 품종 개발로 당도가 높아져 최근엔 겨울철 대표 과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다시 정보화시대로 진보했지만 여전히 인류는 식량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2050년이면 지구 인구는 90억명을 돌파하고 2100년이면 110억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 거대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농업 혁신이 필수적이다. 미래 농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전주=사진·글 이동희 기자 leed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