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하이브리드 ‘용호상박’… 현대차 ‘아이오닉’·도요타 ‘프리우스’
입력 2016-01-27 04:00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현대차 아이오닉과 올 상반기 국내 출시될 도요타 4세대 프리우스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1997년 첫 선을 보인 프리우스는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차로, 출시 이후 19년 동안 전 세계에서 350만대가 판매됐다. 아이오닉은 친환경차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첫 번째 야심작이다.
두 제품 모두 주행성능 향상과 연비 개선에 주력했다. 기존 하이브리드 전용차들이 배터리로 운행되는 도심 구간에서는 만족스럽지만, 엔진을 이용해 가속하거나 고속 주행을 할 때는 힘이 부족한 단점이 컸기 때문이다.
제원 상으로 보면 크기는 프리우스가 70㎜가 길지만, 실내 공간을 나타내는 축거 길이는 2700㎜로 같다. 두 차량 모두 배터리를 뒷좌석 밑에 넣어서 트렁크 공간을 넓혔지만, 골프백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은 확보하지 못했다. 뒷좌석은 키가 큰 성인남성이 앉으면 약간 불편할 수 있다.
엔진과 배터리 성능도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최고출력은 아이오닉이 엔진 105마력에 배터리 43.5마력이고, 프리우스는 엔진 98마력에 배터리 72마력이다. 최대토크는 아이오닉이 엔진 15.0kgf·m에 배터리 17.3kgf·m이고, 프리우스는 엔진 14.5kgf·m에 배터리 16.6kgf·m이다.
연비를 보면 아이오닉은 국내 판매되는 자동차 기준 최고연비인 22.4㎞/ℓ(15인치 타이어 기준)의 공인연비 인증을 받았다. 기존 최고 연비는 3세대 프리우스의 21.0㎞/ℓ였다. 하지만 4세대 프리우스는 3세대 프리우스보다 연비가 개선됐다. 국내 연비 인증 절차가 끝나지 않았지만, 아이오닉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듯하다.
주행성능은 두 차량 모두 만족스럽다. 지난해 10월말 일본 도쿄에서 프리우스를, 지난 20일 서울 자유로 일대에서 아이오닉을 시승한 결과, 두 차량 모두 일반 가솔린차에 근접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프리우스는 전체적인 높이를 낮춘 저중심화 설계를 통해 주행과 코너링시 안정감을 높였다. 또한 출력과 토크를 이전 모델보다 높여 가속 지체 현상이 상당부분 개선됐다는 평가가 가능했다. 다만 후지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된 시승에서 도요타 측이 시속 80∼90㎞로 최고 속도를 제한해 고속주행 등 일반 주행 평가는 힘들었다. 기어박스를 작게 해 실내 공간을 넓혔고, 운전석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한 내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오닉 시승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까지 일반 도심도로와 자유로 등을 오가는 왕복 100㎞ 구간에서 진행됐다. 가속 성능과 고속 주행은 합격점이었다. 아이오닉은 100㎞ 이상의 가속과 주행을 가볍게 소화해냈다. 고속주행 시 하부 풍절음이 일부 올라왔다. 배터리로 운행되는 도심 저속 주행 시에는 외부 소음이 거의 없었다. 액셀이 가볍게 세팅돼 있어 조금만 밟아도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연비는 19.0㎞을 기록했다. 시승차량에 장착된 17인치 타이어 기준 공식 연비인 20.2㎞/ℓ에는 미치지 못했다.
연비와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에 도전하는 아이오닉과 프리우스는 세계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대표선수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올 3분기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아이오닉의 내년 판매 목표는 국내 1만5000대, 해외 6만2000대다. 프리우스는 연간 글로벌 판매량이 30만대에 달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6일 “올 연말 미국 판매에서 아이오닉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아이오닉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프리우스의 대항마로 등장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