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1주일째 완전 고립… 강릉서 아치형 교각 기울어

입력 2016-01-24 21:22 수정 2016-01-25 00:20
도로는 막히고, 비행기는 끊기고, 배는 묶였다. 폭설과 강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으며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24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최강한파가 몰아친 23∼24일 전남·북 서해안과 경남 남해안에선 연안 섬을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전남에서는 목포·여수·완도 등을 오가는 55개 항로 여객선 92척이 전면 통제됐다.

울릉도에는 6일 동안 130㎝ 이상의 눈폭탄에다 풍랑주의보로 여객선이 일주일째 끊겨 육지로 나간 주민들의 발이 묶였다. 울릉에는 지난 19일부터 24일 오후 4시까지 133㎝의 눈이 내렸고 24일에도 오후 4시 현재 36㎝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관광객 30여명이 섬에 발이 묶였고 육지로 나간 주민 200명 역시 울릉도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최수일 울릉군수도 미국 출장을 갔다가 18일 귀국했으나 배편이 끊겨 아직 포항에 머물고 있다. 여객선이 다니지 못해 울릉에는 과일, 채소, 우유 등 신선제품 공급도 끊겼다.

정무호 울릉부군수는 “마트마다 생필품, 채소나 과일 등이 거의 바닥났다”며 “일부 주민은 생필품 부족을 호소해 119구조대에서 생수 등을 직접 공급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배편이 끊기면서 울릉 주요 생산품인 수산물과 산채 판매도 뚝 끊겼다. 특산품 판매업자 서춘태(64)씨는 “여객선이 끊기는 바람에 육지에서 주문받은 산나물과 오징어를 일주일째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겨울에는 워낙 눈이 많이 오는 탓에 연료나 식량을 모두 충분하게 준비해 1m가량 눈이 쌓여도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한라산과 설악산, 지리산, 덕유산 등 주요 국립공원의 입산도 통제됐다. 설경으로 유명한 광주 무등산도 폭설로 통행이 차단됐다.

사고도 잇따랐다. 24일 낮 12시3분쯤 전남 해남군 현산면 구시터널 인근에서 차량 9중 추돌사고가 발생, 3명이 부상했다. 이날 오전 10시37분 서울 용산역에서는 목포역으로 향할 예정이던 KTX 513열차가 문짝이 얼어붙어 닫히지 않는 바람에 9분간 출발하지 못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앞서 오전 6시16분쯤 강원 강릉시 성산면 인근 원주∼강릉 철도사업 아치형 교각(40m)이 15도 기울어졌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하천 쪽 아치를 이루는 한쪽 교각이 한파로 철 구조물이 수축하면서 떨어져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한파와 폭설이 전국을 강타한 이틀간 국내선 40개 노선 항공기 517편과 국제선 28개 노선 70편이 결항했고, 수도권 등 중부에서는 주택의 수도계량기 동파사고가 속출해 24일 오후 4시까지 인천 431건, 경기 223건, 서울 201건 등 1029건이 접수됐다.전주=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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