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한파가 지구촌을 강타했다. 제주국제공항이 사상 처음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면서 승객 6만여명의 발이 묶였고, 서울 등 곳곳에서 동파사고가 잇따랐다.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94년 만에 폭설이 내린 수도 워싱턴DC와 주변 11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18명이 숨지고, 25만여명이 정전으로 난방이 중단돼 추위에 몸을 떨었다. 중국은 네이멍구 지역의 수은주가 영하 50도 가까이 떨어지면서 대륙 전역이 냉동고로 전락했다.
제주도는 7년 만에 발효된 한파주의보와 대설·강풍특보로 하늘·바닷길이 모두 막혀 섬이 이틀째 고립됐다. 제주공항에는 24일 순간 초속 15m의 강풍을 타고 눈보라가 휘몰아쳐 25일 오후 8시까지 활주로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계속되는 한파와 비행기 운항 중단으로 항공 대란이 장기화되면서 관광객 등 6만여명이 섬을 빠져 나오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서울 용산역에선 얼어붙은 KTX 문짝을 녹이느라 9분간 지연 출발하는 소동이 있었다.
기상청은 24일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15년 만의 강추위다. 기상청은 5년 만에 서울 지역에 한파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올겨울 최저기온을 기록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까지 떨어졌다.
22∼23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미국 워싱턴DC와 뉴욕 일대에는 강풍과 벼락을 동반한 폭설이 몰아치면서 도심과 주택가에 63∼102㎝의 눈폭탄이 떨어졌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시계제로(화이트아웃) 상황이 펼쳐지면서 워싱턴과 뉴욕의 지하철과 버스 운행은 24일까지 전면 중단됐고 항공기 1만700편이 취소됐다. 뉴저지 해안가에서는 바닷물이 범람해 얼음물이 주택가와 도로를 잠식했다.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인 8500만명이 이번 눈폭풍의 피해를 입었다.
중국은 상하이가 35년 만의 한파를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역대 최저기온을 경신했다. 중국 기상대는 23일 오전을 기해 한파경보 수위를 4단계 중 상위 두 번째인 ‘오렌지색’으로 격상했다. 수도 베이징은 30년 만에 1월 최저기온인 영하 17도로 떨어졌고 톈진시는 사상 처음 한파 청색경보를 발령했다. 양쯔강 중부·이남지역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몰아쳐 중국의 ‘화로’로 불리는 대표적 온난 도시 충칭에도 20년 만에 처음 눈이 내렸다. 주요 고속도로는 결빙과 폭설 등으로 구간별로 폐쇄됐다. 43년 만의 혹한이 닥친 대만에서도 50명 이상이 저체온증 등으로 동사했다. 》관련기사 2·3·12·14면
전국종합=김용권 홍석호 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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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寒민국…제주 하늘길도 얼었다
입력 2016-01-24 21:46 수정 2016-01-25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