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광장에는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최강 한파’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성도들의 기도 열기는 뜨거웠다. 자리에 미처 앉지 못한 사람들은 뒤쪽에 삼삼오오 줄지어 섰다.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외국인도 있었다. ‘국가안보와 북핵 폐기를 위한 국민기도회 및 국민대회’를 위해 한파를 뚫고 달려온 이들이다.
이날 집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등 교계 및 시민단체 회원 70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기도회에서 말씀을 전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는 위기 때마다 기도운동으로 시작해 성장했다”며 “우리가 힘을 모아 기도할 때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단에 오른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는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은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며 “북한이 아무리 핵으로 위협해도 하나님이 우리나라를 동서남북으로 지켜주실 줄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표기도를 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전 총회장 김동권 목사는 “기도회를 통해 국가안보의식을 새롭게 일으키는 계기가 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이날 ‘국민기도회 참석자 일동’ 명의로 발표된 ‘북핵에 관한 한국교회 성명서’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상임대표 이종윤 목사가 낭독했다. 성명은 “한국교회는 북한 핵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핵 폐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히려 핵이 있는 한 북한에 미래가 없음을 북이 처절하게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성명은 “지금의 경제위기와 안보위기를 일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믿지 않는 형제들까지 다같이 모여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깨닫고 대각성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일사각오의 자세로 북핵 폐기를 위해 담대하게 전능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은 북핵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구호제창과 국민의례를 하고 만세삼창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친구들과 함께 기도회에 참석한 서울임마누엘교회 청년부 박준식(25·숭실대 산업공학과 4년)씨는 “평화통일은 기도의 함성이 모아져야 일어날 수 있다”며 “통일을 준비하는 세대로서 통일을 위한 기부 운동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탤런트이면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인 박영지(69)씨는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추운 날이지만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러 나왔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국가안보와 경제, 정치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할 때”라고 말했다.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며 기도한 최기붕(62·자영업) 서울 명성교회 집사는 “매주 월요일 교회에서 통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국민기도회는 서울광장 외에도 대구 동성로 광장, 춘천역 앞 주차장, 포항 선린병원 예배실, 전주 바울교회 등에서도 잇따라 열렸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북핵 용납 않을 것”… ‘최강 한파’ 녹인 서울광장 기도 열기
입력 2016-01-24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