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푸드트럭’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한국계 요리사 로이 최(46)가 저소득층을 위한 신개념 패스트푸드 가게를 열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로이 최와 대니얼 패터슨이 LA 남부 와츠 지역에 ‘로콜(Locol)’을 열어 건강한 패스트푸드의 혁명을 시작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A타임스는 지난 19일에도 “패스트푸드보다 고품질의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접하길 원해 온 와츠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로콜이 채워주고 있다”고 주목한 바 있다.
흑인 밀집 거주지역인 와츠는 1965년 폭동으로 1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LA 내 대표적인 슬럼가로 통한다. 열악한 환경 탓에 신선한 음식을 접하기 어렵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식품 사막’으로도 불린다.
최씨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레스토랑 ‘코이’를 운영하는 대니얼 패터슨과 의기투합해 만든 로콜의 출발지로 와츠 지역을 선택했다. ‘로콜’은 ‘미쳤다’는 뜻의 스페인어 로코(loco)와 영어 단어 ‘지역(local)’을 합성한 말로 저소득층을 위한 양질의 패스트푸드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두 사람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은 12만8000달러(약 1억5347만원)를 갖고 지난 18일 로콜 1호점을 와츠에 선보였다. 개업식에는 에릭 가세티 LA 시장 등 2000여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로콜의 메뉴는 햄버거와 샐러드, 너깃 등 일반 패스트푸드점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베이커리에서 공수된 빵과 두부, 발아 곡물 등이 배합된 패티, 양배추 쌀 채소 등을 포함한 한국식 반찬 ‘야채’ 등 양질의 재료로 몸에 좋은 음식을 대접한다. 이를 단돈 2∼4달러, 우리 돈 몇 천원에 판매하면서 “좋은 음식을 부담 없는 가격에 제공한다”는 목표에 충실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1972년 미국으로 건너간 최씨는 LA에서 이동식 푸드트럭인 ‘고기 트럭’을 운영하며 김치와 불고기에 멕시코 음식 타코를 접목한 ‘한국식 타코’를 선보여 2008년 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201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비영리 단체 매드(MAD) 총회에서 LA 빈곤층의 사례를 들어 ‘배고픔과 시민의 책임’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이듬해 ‘저소득층에게 건강한 음식을 대접하자’는 대의에 감명받은 패터슨과 함께 로콜의 출범을 알렸다.
로이 최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로콜은 ‘고기 트럭’의 확장판”이라면서 “수많은 이에게 건강한 음식과 영감을 제공해 음식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내가 추구하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빈곤층에 양질의 패스트푸드 제공을”… 美 ‘푸드트럭’ 대부 로이 최, 신개념 가계 ‘로콜’ 관심
입력 2016-01-24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