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지도 상승… 자신감 찾은 ‘더민주’

입력 2016-01-24 21:06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4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씨의 입당 기자회견에서 김씨와 잠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탈당 사태로 휘청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자신감을 되찾은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동시에 이뤄지면서부터다. 문 대표는 당분간 2선에 머물며 선대위 체제 연착륙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 측은 호남에서의 당 지지율이 회복되자 크게 안도하는 듯한 분위기다. 이에 따라 그는 당분간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김종인 선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문 대표 측은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가) 당분간 김종인 선대위의 연착륙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향후 계획은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문 대표의 사퇴와 선대위 출범으로 당 지지율 반등의 변곡점이 만들어졌다”며 “호남 민심이 회복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가 영입인사들의 전국 투어에 동참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문 대표는 이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더민주의 호남 지지도는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한국갤럽이 연초부터 3주간 광주·전라도 지역 성인남녀 100여명을 상대로 한 정당지지도 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9.5∼10% 포인트)에 따르면 1월 첫 주 더민주의 지지율은 19%로, 국민의당(4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더민주는 일주일 만에 32%로 올라서며 국민의당(30%)을 앞질렀고, 지난주에는 더민주(32%)와 국민의당(26%) 간 격차를 더 벌렸다.

문 대표는 현재까지 총선 불출마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 어떤 방식으로든 ‘문재인 역할론’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직접 출마하지 않고 전국 지원 유세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서부산과 김해·양산 지역을 엮은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 출마해 부산·경남(PK) 선거를 견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존한다. 문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백의종군 방식에 대한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김병관 웹젠 의장 등 영입인사들은 최재성 총무본부장 등 이른바 ‘문재인 사람들’과 함께 이틀째 야권 심장부인 광주에서 민심공략 행보를 이어갔다. 이들은 오전에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고, 오후에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더불어 콘서트, 사랑의 힘!’을 개최했다. 이들은 기세를 몰아 오는 31일까지 제주와 대전, 강원 지역을 순회하는 전국 버스투어에 나선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