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가칭)의 외부인사 영입 경쟁이 불을 뿜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눈에 띄는 영입 인사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 더민주를 탈당한 3선의 조경태 의원 정도다. 두 사람 모두 법조, 정치 경험이 풍부하지만 참신성은 떨어진다.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1차로 6명의 영입을 발표했으나 지명도나 중량감에서 더민주 영입인사에 못 미친다는 평을 들었다. 그나마 두 명은 이미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당내에서조차 조소의 대상이 됐다.
정치가 발전하려면 새 인물 수혈은 불가피하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선거 때마다 물갈이론이 거센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선 능력 있고 참신한 인재를 데려오려는 삼고초려의 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정당지지도에서 더블 스코어 차이로 야당에 크게 앞서 있어 인재 영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하다. 이런 오만한 자세로는 4·13총선에서 180석은커녕 제1당의 지위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아무 근거 없이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의 얘기가 나온 게 아니다. 최 의원은 “야당이 경쟁적으로 인재를 영입하는데 우리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국민들이 새 인물에 대한 갈구가 있는 만큼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인재 영입을 당 지도부에 주문했다. 김무성 대표는 인재 영입이 친박의 전략공천 도구로 변질되는 것을 걱정하는 모양인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소탐대실의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
단, 세를 불리기 위한 목적으로 과거 경력이나 도덕성, 이념 등을 묻거나 따지지도 않는 마구잡이식 인재 영입은 지양해야 한다. 무원칙한 인재 영입은 철새 정치인을 양산시키고 우리 정치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의 하나였다. 그러나 김 대표에게 이런 강단이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랬다면 박사 논문이 표절로 밝혀져 당을 떠나야 했던 문대성 의원을 복당시키지 않았을 것이고, “정치계가 더럽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그에게 인천 출마를 권유하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문 의원의 불출마 선언 번복은 국민을 짜증나게 하는 한편의 막장 드라마다. 콘크리트 지지율만 믿다가 큰코다치는 수가 있다. 수시로 변하는 게 민심이다.
[사설] 새누리당 인재 영입 안 하나 못 하나
입력 2016-01-24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