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융사에 “영화 예매권 사달라” 구매 협조 요청 논란

입력 2016-01-24 21:33
금융위원회가 임시완 주연의 ‘오빠생각’ 예매권을 금융사에 구입해 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영화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은행·보험·증권사 등에 지난 21일 개봉된 ‘오빠생각’의 예매권을 3000장에서 5000장까지 사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다.

이에 따라 10여곳의 금융사가 예매권을 대량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은행은 1만7000장을 사들여 자사 콜센터에서 감정노동을 하는 직원들에게 나눠 줬고, H보험사는 3000장을 구입해 보험 상품 판촉에 활용키로 했다. 이들 금융사는 금융위가 지정한 예매처를 통해 장당 6000원에 예매권을 구입했다. 영화 티켓 정가는 9000원이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오빠생각’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 임시완이 지난해 8월부터 정부의 금융개혁을 알리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홍보대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금융사들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어 영화 예매권 요청은 사실상의 ‘강매’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영화 배급사 뉴(NEW) 측은 “금융위 핀테크 지원센터에서 영화 홍보를 많이 해서 금융사 자체적인 프로모션이 이뤄졌을 뿐 강매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