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한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하는 ‘빛나는 조연’ 오달수(48)가 영화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꿰찼다. 오는 3월 개봉 예정으로 후반부 작업이 진행 중인 ‘대배우’에서 주인공 장성필 역을 맡았다. ‘대배우’는 20년째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이 로버트 드니로 같은 대배우의 꿈을 좇아 영화계에 도전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휴먼 감동 코미디다.
극중 장성필의 이야기는 1990년 극단 ‘연희단거리패’에 입단해 무명배우로 오랜 시간을 보낸 오달수의 스토리와 비슷하다. 그는 강부자 주연의 연극 ‘오구’에서 대사도 거의 없이 2시간 동안 장례식장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배역을 맡기도 했다. 그러다 2002년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단역으로 영화에 데뷔한 이후 올해 ‘대배우’까지 44편에 출연했다.
1000만명을 돌파한 작품만 2006년 ‘괴물’(1017만), 2012년 ‘도둑들’(1298만), 2013년 ‘7번방의 선물’(1281만)과 ‘변호인’(1137만), 2014년 ‘국제시장’(1426만), 2015년 ‘암살’(1270)과 ‘베테랑’(1341만) 등 7편이다. 1000만 관객 돌파 최다 배우로 그에게는 ‘천만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역대 출연작 총 관객은 1억3000만명에 달한다. 명실상부 최고의 흥행배우로 등극했다.
그가 ‘대배우’의 주연으로 캐스팅된 사연은 2003년 ‘올드보이’ 촬영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출팀이었던 석민우 감독은 철웅 역을 맡은 오달수의 소름 끼치는 연기에 반해 “언젠가 데뷔작에 반드시 주연배우로 캐스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13년 만에 지켜지고 오달수는 혼신의 연기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최근 공개된 ‘대배우’의 포스터는 오달수의 미묘한 표정 변화와 섬세한 감정을 담아냈다. ‘연기의 신 로버트 드니로보다 점이 하나 더 있는’이라는 카피를 달았다. 얼굴 오른쪽에 점이 있는 드니로와 코 밑에 점이 하나 더 있는 오달수를 비교한 문구다. 윤제문이 국민배우 설강식을, 이경영이 세계적인 영화감독 깐느 박을 맡아 오달수와 호흡을 맞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드니로 꿈꾸는 오달수’ 자전 같은 연기에 혼신… ‘빛나는 조연’ 영화 데뷔 14년 만에 첫 주연으로
입력 2016-01-24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