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침대축구 안돼” 기자회견장서 신 감독 돌직구… 한국, 23일 U-23 챔피언십 8강전

입력 2016-01-23 04:00

23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요르단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전. 신태용(사진) 감독이 준비한 필승 카드는 세트피스 공격이다. 요르단이 수비 축구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허무는 데에 세트피스만한 무기가 없다.

하지만 세트피스 공격 상황에서 골을 뽑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 선수들이 자기 진영에 진을 치고 악착같이 수비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에 ‘신태용호’는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 약속된 플레이를 10개 정도 준비했다. ‘신태용호’가 조별예선 3경기에서 세트피스로 뽑아낸 골은 전체 8골 중 1개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20일 이라크와의 3차전에서 이라크 진영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김현(제주 유나이티드)이 이창민(제주)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골을 터뜨린 것이 유일하다.

신 감독은 요르단전에서 세트피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훈련에서 세트피스를 연습한 데 이어 22일 훈련에서도 세트피스 연습에 치중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왼발 키커로는 권창훈(수원 삼성)이나 문창진(포항 스틸러스)이 나설 것으로 보이다. 둘 다 킥이 정확하고 날카롭다. 오른발 킥은 이창민(전남 드래곤즈)이 전담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22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요르단은 힘도 있고 정신력도 있는 팀인데 침대축구를 하면 안 된다”며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는 신사적이지 않다.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경기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통역을 통해 신 감독의 말을 듣던 요르단의 자말 아부 아베드 감독의 미간이 한순간 찌푸려졌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아베드 감독은 “한국팀은 빠르고 상황에 따라 전술을 바꿀 수 있는 강한 팀”이라고 말했을 뿐 신 감독의 도발에 반응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침대축구 발언’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일부러 요르단 감독의 신경을 긁으려고 이야기했다”고 대답했다. 중동의 침대축구가 8강전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요르단 감독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심리전을 펼쳤다는 설명이었다.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