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야구에서 ‘클린업’이라고 하면 3, 4, 5번 타순을 말한다. 클린업 뒤에 ‘트리오’라는 말이 붙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클린업의 개념을 6번까지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출루율 높은 중심 타선이 만든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강한 6번 타자’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팀 타선의 완성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의 최진행(사진)도 강력한 6번 타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금지 약물 복용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최진행은 주로 팀의 6번으로 나서며 타점을 쓸어 담는 역할을 수행했다. 타율 0.291, 18홈런, 64타점, 55득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위 타선으로 기회를 연결해주는 것 역시 그의 몫이었다.
한화가 ‘외국인 타자 2명’이라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올 시즌 최진행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한화는 22일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뛴 오른손 거포 윌린 로사리오와 총액 13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로사리오 외에 다른 외국인 타자도 고민 중이다. 이들 외국인선수들이 김태균과 중심 타선을 이룬다면 한화는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파괴력 넘치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만들 수 있다. 그러면 그 뒤를 받칠 최진행에게 돌아올 기회는 훨씬 더 많아진다.
지난 21일 충남 서산 한화 2군 훈련장에서 만난 최진행은 올 시즌 더 높은 비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팀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우리 팀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선 모두 좋았다. 뒤를 받치는 내가 좀 더 잘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안 좋은 일로 공백도 있어 올 시즌엔 풀타임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현재 1, 2, 4번 외에 정해진 타순은 없다. 어느 위치가 될 진 모르지만 내 자리에서 내 몫을 다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보다 확실히 강해질 타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지난 시즌 한화의 1∼4번 타자들은 타율 0.328에 52홈런, 290타점, 312득점을 기록했다. 리그 내에서도 돋보이는 수치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빅리그 통산(5시즌) 71개의 홈런을 때려낸 로사리오까지 영입하며 약점으로 꼽혔던 5번 타순도 보강했다. 최진행은 “용병이 들어오고 하면 타선이 훨씬 강해질 것이다. 태균이 형이 중심을 잡고, 테이블 세터가 좋으니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산=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한화 2군 훈련장에서 담금질에 여념없는 최진행 “올 시즌엔 풀타임 활약으로 내 몫 다할 것”
입력 2016-01-23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