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녀들의 생명은 결코 부모 소유물일 수 없다

입력 2016-01-22 17:39 수정 2016-01-23 13:23
경찰이 22일 부천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은 끔찍하다. 축구, 헬스로 다져진 몸무게 90㎏의 아버지는 오랜 기간 무자비한 학대를 반복해 저질렀고, 사건 전날에도 아들 최모군(당시 7세)을 마치 권투하듯 폭행했다고 한다. 최군은 지속적인 학대로 발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망 당시 16㎏로 두 살 아래 여동생(18㎏)보다 몸무게가 가벼웠던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아버지가 아니라 짐승이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반인륜적인 행위는 21일에도 있었다. 경기도 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가장이 부인과 자녀 2명 등 일가족 3명을 둔기로 살해한 뒤 자신도 창문으로 떨어져 숨진 것이다. 열한 살 딸은 안방 이불 위에서 곰인형을 끌어안은 상태로, 열여덟 살 아들은 자기 방 이불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살해 이유가 불면증이라니 어이없다. 22일에는 7개월 된 아들을 바닥에 던져 두개골 골절상을 입힌 20대 초반의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12년 1만943건, 2013년 1만376건, 지난해 1만7791건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신고 된 아동학대는 총 9만5622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26건씩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주목할 점은 아동학대의 87%가 부모에 의해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자식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는 방증일 것이다.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대 신고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기독교에서는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 세상 부모에게 맡긴 소중한 선물이라고 본다. 부모가 이런 본문을 망각하고 자식을 학대하는 행위는 단순한 범죄 이상이다.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라도 아이들을 때리고 함부로 할 권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