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핸드볼이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갈수록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실업 명문 코로사가 해체됐다.
지난해 11월 초 코로사가 대한핸드볼협회에 해체를 통보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장미 육종 사업을 하는 기업체인 코로사는 2001년 실업 핸드볼 팀을 창단했다. 2002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며 파란을 일으킨 코로사는 2003년과 2004년 코리안리그 정상에 올랐고, 2005년엔 핸드볼 큰잔치에서 우승하며 강호로 자리를 잡았다. 2013년과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우승했고, 2014년엔 실업 연중 리그인 SK 핸드볼 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6연패를 노리던 최강 두산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핸드볼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던 코로사 정명헌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백원철, 박중규, 정수영, 이현식, 이창우 등 국가 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해 팀을 꾸려왔다. 그러나 2009년부터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었던 소비자 금융 브랜드 웰컴론과의 후원 계약이 2014년 말로 만료되면서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해체했다.
한국 남자 핸드볼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에 그쳤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현재 바레인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일본에 25대 31로 패해 4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한국 남자 핸드볼의 국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사 해체’는 비보가 아닐 수 없다. 코로사가 해체됨에 따라 국내 남자 실업 핸드볼은 두산, 충남체육회, 인천도시공사, 상무 등 4개 팀만 남았다. 리그 운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실업위원회는 코로사 해체와 상무 제대 또는 대학 졸업 이후 소속팀을 찾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지난해 12월 말부터 ‘무연고 선수 훈련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17명이 한데 모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협회는 “새로운 남자팀 창단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실업팀이 창단되지 않으면 남자 핸드볼의 재도약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타임아웃] 실업 명문 ‘코로사’ 해체… 남자핸드볼 운명은?
입력 2016-01-22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