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쩍∼’.
동장군의 기세도 얼어붙은 한강에 출동로를 확보하려는 수난구조대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올 들어 한강이 처음으로 결빙된 21일 오전 서울소방재난본부 수난구조대의 46t급 구조정이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해 얼어붙은 한강을 가르며 나아가자 2∼3㎝ 두께의 얼음은 산산조각났다. 이내 깨진 얼음 사이로 한강물이 드러났다. 구조정은 얼음이 잇따라 깨지자 속도를 높이며 미끄러져 나아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구조정이 얼음에 충격을 가하면 얼음에 연쇄적으로 금이 가는 ‘나비효과’가 발생한다”며 “한강의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도록 구조정이 수시로 출동한다”고 말했다.
수난구조대는 한강이 결빙되자 이날 처음으로 쇄빙 작업을 벌였다. 구조정을 타고 한강 맞바람을 가르며 나아갈 때 체감온도가 영하 20도에 달해 손과 얼굴이 꽁꽁 얼어붙는 듯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로 한강이 결빙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난구조대는 출동로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 55개 재난 유형별 황금시간 자료에 따르면 한강 수난사고의 골든타임은 사고 발생 후 4분이다. 겨울철 한강물에 빠진 사람이 구조를 요청할 경우 수난구조대는 4분 내 출동해 조치해야 한다. 하지만 한강이 결빙되면 구조정이 출동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구조대는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얼음이 완전히 얼기 전 쇄빙 작업을 실시한다. 쇄빙 작업은 수난구조대 청사 주변과 출동이 잦은 한강의 다리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날 구조정은 서강대교∼마포대교∼원효대교∼한강철교 구간을 오가며 얼음이 두껍게 얼기 전에 출동로를 확보했다.
한강이 완전히 얼어 구조정이 출동할 수 없을 경우에는 차량을 이용해 최단 위치까지 접근한 뒤 썰매 등을 이용해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에게 접근, 구조 작업을 펼친다. 해빙기에는 얼었던 한강이 녹으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겨울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수난구조대는 시민 안전을 위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연일 이어지는 한파에도 서울시 소방관들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은 한강이 완전히 얼었다고 보이더라도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들어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한강 수난구조대 얼음 분쇄작업 현장 가보니…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라”
입력 2016-01-22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