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위협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사진) 후보가 그간 부각되지 않았던 ‘입심’까지 과시하면서 대선 레이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스스럼없이 셀프디스(자신의 약점을 소재로 웃음을 자아내는 행위)를 날리고, 민감한 현안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여유를 선보이면서 표심에 한층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자기 비하적인 샌더스가 아이오와에서 심각한 정치와 풍자적 유머를 적절히 섞는 데 성공했다”며 ‘의외로 괜찮은 농담을 던질 줄 아는’ 샌더스의 대중유세가 연일 성황을 거두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오와주 언더우드 유세에서 샌더스는 “여러분과 농담 따먹기나 하자고 여기 온 게 아니다”라고 짐짓 서두를 떼더니 “내 유머감각은 형편없고 어디서든 실패하기 때문”이라고 자학해 웃음을 유발했다. 사회자가 “오늘 빗질이 잘된 것 같다. 혹시 GQ룩(유명 패션잡지의 화보를 모방한 스타일)인가”라고 묻자 “(내 머리카락으로는) 이렇게밖에 할 수가 없는데 무슨 답을 바라는 거냐”며 재치 있게 받아치기도 했다.
뛰어난 달변은 아니지만 대중들에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샌더스의 ‘틈새 유머’는 그가 강조해 온 결코 가볍지 않은 개혁적 화두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미국의 건전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샌더스지만 “(화려한 언변으로 포장하기보다) 선명한 메시지를 건네기에 유세 분위기는 대체로 낙관적이며 대중들에 젊음과 열정, 긍정을 전한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나, 농담 좀 하는 남자… 심각한 이미지의 샌더스, 아이오와 유세 입담 과시
입력 2016-01-21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