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심 공원과 야산에 집단 서식하는 백로의 울음소리와 악취 등으로 민원에 시달리던 대전시가 갑천변에 백로들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는 백로류 잠재서식지 유인사업으로 21일 서구 월평공원 주변 갑천에 백로 실물모형을 설치했다. 설치된 백로와 둥지 모형(데코이·Decoy)은 지난해 10월 이화여대 조형미술학과에 의뢰해 제작한 것이다. 왜가리, 쇠백로 등 백로 20마리와 둥지 5개, 백로의 울음소리를 재현하는 음향시설도 함께 설치했다.
이 사업은 서구 내동중학교 인근 야산(약 500여 마리)과 남선공원 일원(약 700여 마리)에 집단 서식하는 백로의 울음소리, 배설물에 의한 악취 등으로 인근 주민과 공원을 찾는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시는 대전발전전연구원과 한국환경생태연구소로 구성된 전문가의 세밀한 조사, 중대백로와 중백로 대상 총 3대의 무선추적발신기 부착, 백로의 이동경로 등에 대한 분석도 진했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백로류가 주택가 인근 도심공원 등을 번식지로 삼기 때문에 먹을거리가 풍부한 하천과 가깝고, 수리부엉이나 황조롱이 등 맹금류 천적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월평공원 주변 갑천을 잠재서식지로 선정했다.
시는 이번 유인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백로에게 안정적인 새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시민 고통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백로류 잠재서식지 유인사업은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으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조성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민폐 백로’ 대전 갑천변으로 유인한다… 市, 백로 모형·음향 시설 설치
입력 2016-01-21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