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브레이크 없는 외국인 ‘팔자’ 행진

입력 2016-01-21 21:06

외국인투자자의 끝없는 ‘팔자’ 행진에 코스피가 도무지 기를 못 펴고 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2포인트(0.27%) 내린 1840.53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 후반까지 강세를 유지했지만, 홍콩·일본 등 주변국 증시 불안 여파로 상승세가 꺾였다. 국제유가가 더 떨어진 것도 악재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9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 전환을 제외하면 지난달 2일부터 34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외국인의 역대 최장 연속 순매도 기간은 2008년 6∼7월의 33일간이었다.

코스닥지수도 3.84포인트(0.57%) 내린 665.84로 마감해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전날 8.1원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0.3원 내린 1213.7원에 장을 마쳤다. 오전 한때 1206.3원까지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상승 곡선을 그리며 낙폭을 줄였다.

KDB대우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증시의 발목을 잡는 중국 증시와 유가의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1790∼1890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들어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코스닥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증시에서 소형주의 상대적 약세가 나타나는 만큼 코스닥시장에서 언제라도 차익 매물이 나올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두산그룹주가 모처럼 동반 상승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11.44% 급등했고 두산(3.56%) 두산건설(2.60%) 두산중공업(4.84%) 두산엔진(4.36%)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에서 확산되는 유동성 위기 우려에 대해 두산그룹이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최형희 부사장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이 장기 지연되거나 무산돼 자금 사정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추측은 심각한 오해”라고 강조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