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당 창당… 호남 올인

입력 2016-01-21 21:49 수정 2016-01-22 00:21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의원(왼쪽)이 21일 전남 보성군 보성읍 매일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 중인 안철수 의원이 21일 광주시당과 전남도당 창당 행사를 소화하며 호남 세몰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잇단 인재영입과 사퇴 의사 표명으로 호남발 ‘신당 바람’을 주춤하게 만들자 안 의원이 직접 ‘국면 전환’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국민의당은 전남 보성군에서 전남도당 창당대회를 열고 광주에서 시당 창당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연 뒤 11일 만에 호남에서 첫 번째 시·도당을 창당한 것이다. 26일에는 전북도당을 창당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당원 2000여명이 모인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더민주와 통합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오늘 국민의당이 있기까지 광주가 있었다”며 “정치를 바꾸라는, 혁신을 바라는 광주의 민심이 새정치의 소중한 불씨를 다시 주셨다. 결코 꺼뜨리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결코 물러섬 없이 앞으로 달려나가겠다”고 했다. 독자노선을 포기하고 제1야당과 합당했던 2014년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다.

주승용 의원은 앞서 열린 전남도당 창당대회에서 “더민주는 절대로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청산할 수 없다”며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당이 지금부터 호남에서 추진하는 신당들과 빨리 통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더민주를 제외한 야권 신당끼리 ‘빅 텐트’를 쳐야 한다는 의미다.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도 “결단코 타협하지 않고 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낡은 정당과는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양당체제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더민주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의 ‘전두환정권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전력을 다시 한번 더 끄집어냈다. 그는 “분노스럽게도 전두환 국보위에 참여한 분에게 모든 걸 갖다 바치는 오늘날 제1야당의 모습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다”며 “더민주가 5·18광주민주화운동, 4·19혁명, 6월항쟁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전남도당 창당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이 이틀 전 김한길 천정배 의원과 3자회동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묻자 “호남에서 여러 신당을 만들려고 하시는 분과는 얘기를 시작해 보겠다, 열려 있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더민주 박영선 의원의 잔류 결정에 대해선 “안타까운 선택”이라면서도 “선택을 존중하고 보다 더 건강한 경쟁관계에서 각자 열심히 노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의원들은 호남 일정을 끝내고 국회로 돌아와 원내 교섭단체 구성과 쟁점법안 논의를 위한 연찬회를 가졌다. 연찬회에서는 3선의 주승용 의원이 원내대표로 추대됐다.

한편 국민의당 상임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김한길 의원은 이번 시·도당 창당대회에 불참했다. 일각에선 야권통합을 놓고 김 의원과 안 의원 간 마찰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건강 문제로 당 공식 행사에 불참해 왔던 윤여준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22일 오전 기획조정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광주·보성=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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