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학생 유품, 646일 만에 안산으로… 정부합동분향소로 옮겨

입력 2016-01-21 18:57 수정 2016-01-22 00:12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전남 진도군에 보관 중이던 희생자들의 유품과 유류품들을 경기도 안산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로 옮긴 후 추모의 시간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세월호 침몰과 함께 주인을 잃고 깊은 바닷 속을 헤매던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교복과 가방 등 유류품(유품)이 646일 만에 안산으로 돌아왔다.

21일 낮 12시30분쯤 250박스 분량의 세월호 유류품을 싣고 전남 진도를 출발한 5t 트럭은 약 6시간 만인 오후 6시30분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 도착했다.

‘흩어진 기억들을 진실의 품으로’라고 쓰인 현수막이 달린 트럭의 문이 열리자 아이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옷가지 박스와 여행용 가방 등 유류품이 보였다.

추모식을 위해 4·16 가족협의회, 416 기억저장소, 자원봉사자 등은 여행용 가방만을 추려 분향소 안으로 옮겼다. 가방에는 아이들 이름 대신 번호표만이 달려 있었다.

사고가 없었더라면 이미 2014년 4월 18일 집으로 돌아와 제자리를 찾았을 유류품은 허망하게도 목숨을 잃은 주인의 영정 앞에 자리했다.

추모식이 시작되자 이곳저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한 유족은 자녀의 여행용 가방을 알아보고 그대로 주저앉아 오열했다. 가방을 끌어안고 목 놓아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416 기억저장소 측은 곧바로 유류품 인수 절차를 진행했다. 416 기억저장소는 지난 5일 전수조사를 통해 사진촬영 및 목록작성을 마쳤으며, 이른 시일 내에 세탁·세척을 거쳐 유류품을 온·오프라인에 공개할 계획이다.

그 전까지는 분향소 좌측에 마련된 가로 3m, 세로 12m 크기의 컨테이너 임시 보관소에 유류품을 보관하기로 했다.

416 기억저장소 권용찬 기록팀장은 “유류품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목록화해야 한다. 사진을 붙이고 설명도 곁들이는 일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류품 중에는 옷가지, 그 중에도 교복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강희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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