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럽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필요한 중요한 거점을 손에 넣는다.
그리스 정부가 자산 매각을 위해 설립한 ‘그리스 자산개발기금(HRADF)’은 20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어 중국 국영 해운사 중국원양운수집단(COSCO)을 피레우스 항구의 지분 67%를 인수할 우선투자자로 선정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정식 인수 여부는 피레우스 항구의 기존 주주들과 그리스 회계 당국, 의회 등의 승인 절차를 거쳐 오는 3월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단독 입찰 뒤 바로 우선투자자로 지정되면서 중국원양의 최종 인수는 확정적인 분위기다. 중국원양은 피레우스항만공사의 지분 67%를 3억6850만 유로(약 4849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해 HRADF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
그리스 아테네 근교의 피레우스항은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그리스에서 가장 많은 항구이자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항구 중 하나다.
중국 입장에서는 유럽 및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물류의 요충지인 셈이다. 중국원양은 이미 2009년 40억 유로(약 5조2770억원) 이상을 투자해 피레우스항의 부두 운영권을 35년간 이용한다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제2터미널을 짓기 위해 2억3000만 유로(약 3027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중국은 피레우스항 운영권을 확보하면서 해로를 통해 유럽으로의 수출 일정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피레우스 항구를 거치면 독일이나 네덜란드를 통하는 것보다 일정을 7∼10일가량 단축할 수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2월 중국 최대 수륙양용선인 ‘창바이산함’이 이 항구에 기항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 해군 보급기지로서의 활용도도 높다고 분석했다.
일대일로 사업을 위한 중국의 투자는 동유럽 등지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국영기업 철로총공사는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연결하는 350㎞ 길이의 철도 정비에 나섰다. 터키에서도 중국 국유기업들이 대형 항구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그리스 최대 항구 中 손에… 피레우스항 인수 우선투자자
입력 2016-01-21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