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견 건설사가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면서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지방과 경기권 사업을 기반으로 입지를 다진 이들 중견 건설사들은 서울 진출까지 공략할 태세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총 5개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1조1813억원을 수주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5월 부산 구포3구역 재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7월 한 달 동안 충북 청주 사직3구역, 광주 남구 월산1구역, 경남 창원 내동 3개 사업장을 잇따라 수주했다. 12월에는 대구 평리3동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2015년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에 진출한 중흥건설은 단숨에 실적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6월 광주 광산구 송정주공아파트 재건축, 12월 부산 사상구 덕포1구역 재개발을 단독 수주했다. 또 광주 동구 계림8구역, 광주 북구 임동2구역 재개발 사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해 총 5개 사업지에서 수주액 1조9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창사 이래 첫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던 호반건설은 7월 경기도 광명시 10R구역 시공사로 선정되며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한양은 경기도 남양주 도곡2구역 재개발, 대구 달서구 송현 주택 재건축 사업장 등에서 4500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9월 3000억원 규모의 강원도 춘천 후평동 재건축 사업권을 얻어낸 우미건설은 올해 들어 벌써 인천 부평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수주했다.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대형 건설사들이 장악하다시피 했다. 조합원들이 대형사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사이 중견 건설사들은 지방 틈새시장을 노렸고,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21일 “대형사가 독점하는 서울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당장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착실히 실적을 쌓으면서 서울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보장된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도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대우건설과 SK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16일 도급액 6752억원 규모의 수원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다음날 진행된 경남 창원 대원3구역 선정 조합총회에서는 현대건설·한화건설·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권을 따냈다.
여기에 오는 3월부터는 관련법 개정으로 부동산 신탁회사들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주요 신탁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에 숨통이 트이면서 전반적인 도시정비사업 규모가 커질 것으로도 관측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과 신탁업계의 참여로 도시정비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재건축·재개발서 약진 중견건설사 “서울 공략”… 올해 치열한 수주전 예고
입력 2016-01-21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