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통화 내용이 온라인에 공개돼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줬던 ‘서울중앙지검 오명균 수사관’ 목소리의 장본인이 경찰에 구속됐다. 보이스피싱 수법을 잘 알고 있던 여성에게 전화해 서울중앙지검을 “수원중앙지검”이라고 잘못 말하는 등 실수를 연발했던 그는 뮤지션을 꿈꾸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20대 청년이었다. 당시 통화 내용은 온라인에서 조회 수 50여만건을 기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0여명에게 3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보이스피싱 총책 조모(43)씨와 ‘오명균 수사관’을 사칭한 유모(28)씨 등 14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기도 부천에서 뮤지션을 꿈꾸던 유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조선족 지인의 제안에 넘어갔다. 2014년 12월 중국 지린성 룽징시에 있는 조씨의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합숙교육을 받고 사기 행각을 벌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조씨 등 조직원들이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차례 검거했고, 유씨도 이번에 붙잡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웃긴 보이스피싱 ‘오명균 수사관’ 잡았다
입력 2016-01-21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