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광림교회 ‘오션 콘퍼런스’ 청년 6000여명 참석

입력 2016-01-21 18:24

경기도 고양 일산동구 일산광림교회(박동찬 목사)에서는 18∼21일 평범하면서도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청년세대의 영적 각성을 위해 각종 집회와 강연이 쉼 없이 이어진 ‘오션콘퍼런스(사진)’였다. 특이한 건 행사를 주최한 곳이 어딘지 확실치 않았다는 점이다. 콘퍼런스를 대표하는 ‘대회장’ 등의 직함을 가진 이도 찾아볼 수 없었다.

21일 일산광림교회에서 만난 박동찬(54) 목사는 “경비는 교회와 선교단체 등 20여곳이 후원했지만 실무를 도맡은 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년들”이라고 말했다.

“나흘간 콘퍼런스를 찾은 청년이 연인원으로 따지면 6000명 가까이 될 겁니다. 전부 자발적으로 모인 청년들입니다. 청년들은 페이스북 등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행사 소식을 알렸습니다.”

콘퍼런스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행사였다. 나흘간 이어진 강연은 20여회나 됐다. ‘공동체’ ‘중독’ ‘IT’ ‘선교’ ‘청년 창업’ ‘이슬람’ ‘문화사역’ 등 강연 주제도 각양각색이었다. 매일 저녁에는 기도회와 예배가 열렸다. 참가자 중에는 부산 대구 대전 등 지방에서 온 청년들도 많았다.

겨우 2회째를 맞은 행사가 이처럼 큰 호응을 이끌어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박 목사는 2004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청년집회 ‘어게인 1907’을 언급했다. ‘어게인 1907’은 1907년 평양에서 발흥한 한국교회 부흥운동을 재연하기 위해 대형교회의 젊은 부목사들이 주도해 열린 행사였다.

“당시 젊은 사역자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이 네트워크의 힘이 오션콘퍼런스를 만든 겁니다. 이런 콘퍼런스는 한국교회에서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행사명에 바다라는 뜻의 ‘오션(Ocean)’이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도 궁금했다. 박 목사는 “모든 물이 바다로 모이는 건 바다가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며 “행사명에는 낮은 곳에서 청년을 섬기면서 기독청년의 연합을 꿈꾸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계속될 이 행사를 통해 많은 청년들이 새로운 비전을 발견했으면 합니다. 오션콘퍼런스는 세계 기독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로 성장해나갈 겁니다.”

고양=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