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통신 3사, 한때는 우승 놓고 다퉜는데… 1년새 ‘고춧가루 부대’로 추운 겨울

입력 2016-01-21 20:56

남자프로농구에서 통신 3사인 부산 kt와 서울 SK, 창원 LG가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전의 영광을 뒤로한 채 나란히 하위권에 머물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t와 SK, LG는 최근까지 프로농구에서 강팀으로 군림했다. 우승을 놓고 다투던 팀이었다.

kt는 2010-2011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최근 5년 간 세 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SK도 2012년 문경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그 시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까지 매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분류됐다. LG도 2013-2014시즌 우승에 이어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던 팀이다.

그런데 불과 1년 새 완전히 상황이 역전됐다. 20일 기준으로 kt와 SK, LG는 나란히 7∼9위에 랭크돼 있다. 6위 원주 동부와 7위 kt의 승차가 6게임으로 벌어져 있다. 잔여 경기가 이제 11∼12개 밖에 남지 않아 세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kt는 주전과 후보 선수들 간 기량 차이가 심하다. 주전들도 노쇠화가 이뤄지고 있다. 박상오가 35세, 조성민이 33세다. 이 때문에 주전 중에 누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심각한 전력 손실을 입고 있다. kt는 지난달 승률 5할 언저리에서 선전했지만 주포 조성민이 부상을 입은 후 7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초보 조동현 감독도 경험 부족을 실감하고 있다.

SK는 급격한 선수 변화가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 뛰었던 에런 헤인즈와 주희정, 박상오, 최부경이 모두 팀을 떠났다. 대신 이승준, 이동준, 오용준, 이정석이 들어왔지만 이전 멤버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LG는 야전사령관인 가드 김시래가 군에 입대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갈 선수가 없는 게 뼈아프다.

그래도 세 팀은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SK 문 감독은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계속 잡고 경기를 하겠다”며 “팬들을 위해 근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