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같은 손, 원맨쇼… 손흥민, FA컵 64강전 맹활약

입력 2016-01-21 20:53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이 21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2015-2016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 재경기에서 전반 39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은 후 손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손흥민은 후반 21분엔 도움까지 기록하며 팀의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샤인’ 손흥민(24·토트넘 호스퍼)이 다시 반짝반짝 빛났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강호로 떠오른 레스터시티를 상대로 해결사와 도우미 능력을 뽐냈다. 손흥민의 ‘원맨쇼’를 보고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었다.

손흥민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2015-2016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 재대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1일 FA컵 64강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2대 2로 비겼던 토트넘은 재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 벤 칠웰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의 슈팅이 시속 108.5㎞로 슈팅 후 골인까지 불과 0.61초가 걸린 대포알이었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지난달 28일 왓퍼드전에서 절묘한 힐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낸 이후 5경기 만에 골을 넣자 포체티노 감독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했다. 손흥민은 후반 21분 페널티지역 전방에서 나세르 샤들리에게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연결해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도왔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2골 4도움, 정규리그에서 2골 1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FA컵에서도 1골 1도움을 거둬 시즌 5골 6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9월 18일 UEFA 유로파리그 카라바크(아제르바이잔)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골 사냥에 나섰다. 9월 20일 정규리그 홈 첫 경기였던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선 결승골을 넣으며 신바람을 냈다. 그러나 순항하던 손흥민은 9월 26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왼발을 다쳐 6주간 결장한 탓에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신세가 됐다. 포체티노 감독은 레스터시티와의 FA컵 재대결에서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해리 케인과 델리 알리 등을 쉬게 하고 손흥민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손흥민은 이를 놓치지 않고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토트넘의 주축 공격진들의 컨디션이 좋아 손흥민이 당장 주전 자리를 꿰차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 포체티노 감독의 신임을 얻어 앞으로 보다 많은 출장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손흥민은 “매우 중요한 경기에서 득점했고 팀이 이겨 행복하다”며 “정규리그 레스터시티전에서 졌는데 오늘 설욕해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대단한 골을 넣어 기쁘다. 우리는 중요한 순간에 골을 넣었다”고 기쁨을 전했다.

‘유로스포츠’는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한 뒤 “손흥민이 레스터시티 수비를 유린하며 공격 능력을 마음껏 펼쳤다. 골키퍼를 쏜살같이 지나친 훌륭한 골이었으며 레스터시티 포백 수비를 무너뜨리는 어시스트는 더욱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유로스포츠는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유일하게 평점 9점을 줬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