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파키스탄탈레반(TTP) 무장 괴한들이 대학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 학생과 교수 등 최소 20여명이 사망했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부 키베르파크툰크와(KP)주의 주도 페샤와르에서 약 50㎞ 떨어진 차르사다시 소재 바차칸 대학에 20일(현지시간) 오전 한 무리의 무장괴한이 침투해 경비원과 학생, 교수 등에 총격을 가했다.
KP주 무슈타크 주장관은 “이번 테러로 20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아직 정확한 사망자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대 60명까지 사망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무장 괴한은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괴한들은 학교 교실을 뒤지며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테러범들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젊었고 군복 같은 재킷을 입고 AK-47 소총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테러 당시 학교에는 남녀 학생 등 3000명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치안 당국은 정오쯤 대부분의 학생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테러범과 맞서다가 목숨을 잃은 교수의 사연이 전해져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기도 했다. 화학을 가르치던 시에드 하미드 후사인(34·사진) 교수는 총성이 들리자 제자들을 건물 안에 대피시킨 뒤 권총을 들고 응사에 나섰다가 총을 맞고 쓰러졌다. 이를 목격한 학생들은 AFP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테러범 두 명이 (후사인 교수를 향해) 총을 쐈다”며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파키스탄에서는 1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4년 12월 페샤와르 군 부설학교 테러 이후 교사가 교실에서 총기를 소지하는 것이 허용됐다. 교원단체는 테러범과 싸우는 것은 교사의 일이 아니라며 반대해 왔다.
TTP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 소행임을 인정했다고 현지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은 전했다. 이 학교는 반탈레반 진보주의자가 창설한 대학이어서 종전에도 TTP의 공격 위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전날인 19일에도 페샤와르 외곽에서 자폭테러가 벌어져 1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탈레반, 파키스탄 대학서 총기난사… 최소 20여명 사망
입력 2016-01-20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