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탈출한 ‘16㎏ 소녀’ 건강 회복하고 퇴원

입력 2016-01-20 21:53
지난달 아버지와 동거녀에게 학대받다 맨발로 탈출한 인천의 ‘16㎏ 소녀’가 건강을 되찾고 퇴원했다.

지난달 24일 가천대 길병원에 입원한 A양(11)은 한 달간 진행된 심리치료와 회복치료를 받고 20일 퇴원했다. 당시 16㎏에 불과했던 체중은 23.5㎏으로 늘었다. 또래 평균 35㎏에는 못 미치지만 급격한 체중 증가가 건강에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증가세라고 의료진은 전했다.

영양 결핍과 빈혈 증세도 사라졌다. 의료진은 칼로리를 엄격히 계산하고 간식을 제한하는 등 식단 관리로 회복을 도왔다. A양은 당분간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운영하는 쉼터에서 생활한다. 보호기관은 A양을 위탁가정에 장기 위탁하거나 입양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양의 아버지(32), 동거녀(35)와 친구(34·여)는 2년 넘게 A양을 집에 감금한 채 밥을 굶기고 때리며 학대한 혐의로 구속됐다. A양은 지난달 12일 세탁실에 갇혀 있다 맨발로 창문 밖으로 나와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 인근 슈퍼마켓에서 과자를 허겁지겁 먹다 주인에게 발견됐다.

한편, 자녀를 학대한 친부모에게 잇따라 실형이 선고됐다. 최모(31)씨는 2013년 6월 서울 영등포구 집에서 생후 40일 된 아들이 울자 손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아기는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동거녀와 낳은 아이를 양육하는 데 부담을 느끼다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최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세 남매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학대한 이모(60)씨도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2013년 큰딸(당시 13세)이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자 구타하고, “나중에 커서 몸이나 팔라”고 말하며 정서적으로 학대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