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홍콩發 패닉… 아시아 증시 또 동반추락

입력 2016-01-20 21:29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러들이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을 번갈아 살피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20일 코스피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환율은 치솟았다. 연합뉴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또다시 동반 급락했다. 이번에는 홍콩발 패닉 장세다. 코스피는 유가와 환율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19포인트(2.34%) 내린 1845.45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8월 24일(1829.8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한꺼번에 주식을 팔면서 장중 1830선까지 무너질 뻔했다.

홍콩 일본 대만 중국도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1∼2%대 하락세로 출발했다. 가부닷컴증권 야마다 쓰토무 연구원은 “모든 것이 하락하고 있다”며 “국제유가나 환율, 미국·홍콩 증시 등 뭐라도 저점을 찍지 않는 이상 (일본) 증시가 되살아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실물경제에 대한 불안 확산과 유가 급락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년4개월 만의 최저치인 배럴당 27달러대로 추락했다. 이 여파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가 장중 5.5% 폭락하며 7년 만에 8000선을 내줬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71% 떨어져 2014년 10월 이후 최저(1만6416.19)로 곤두박질쳤다. 대만 가권지수는 1.9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3%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8.1원 급등한 1214.0원으로 마감했다. 2010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 심리가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의 강세를 가져왔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 악재가 늘어나 코스피가 1800선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NH투자증권 이창목 리서치센터장도 “증시가 일시적 패닉 상태에 빠졌다”며 “3월까지는 지켜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증권 신동석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증시 급락은 과민반응이며, 본격 회복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과매도에 따른 시장 자율 회복기능이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