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이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
스위스에서 20일(현지시간)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이 같은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른바 ‘플라스틱 바다’가 되는 것으로 생태계 혼란은 물론 인류의 건강과 미래에도 재앙이 닥쳐올 수 있다는 경고다.
WEF 사무국과 싱크탱크인 엘렌맥아더재단,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공동 발표한 이 보고서는 “현재의 플라스틱 사용 추세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인류에게 참담한 미래가 닥쳐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180명의 전문가 인터뷰와 200개의 최신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미국 CNN방송과 타임, 허핑턴포스트,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이 다보스포럼 개막 메인 뉴스로 앞다퉈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3억1100만t이다. 현 사용 추세 증가치를 감안하면 2050년에는 11억2400만t에 이르게 된다.
플라스틱 제품은 전체의 5% 정도만 제대로 재활용된다. 40%는 땅에 매립되고 33% 정도는 해양으로 떠내려간다. 그 외 나머지는 소각된다. 95%가 사실상 버려지는 데 따른 경제적 손실을 비용화하면 연간 1200억 달러(약 145조원)에 달한다. 종이(58%)나 철강류(90%)의 재활용률에 비하면 한참 뒤지는 비율이다.
이 가운데 인류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은 해양에 유입되는 플라스틱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현재 해양에 버려진 플라스틱의 총무게는 1억5000만t이다. 현재 바다물고기를 다 합한 무게가 7억6500만t인데 플라스틱이 물고기 양의 5분에 1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 생산량 및 해양 유입 추세를 감안하면 2025년에는 해양 내 플라스틱 대 물고기 비율이 1대 3이 되고, 급기야 2050년에는 플라스틱 양과 물고기 양이 1대 1로 동일하게 된다. 생산량 자체도 많아지지만, 해양 내 플라스틱 유입이 늘면서 서식지를 잃어버리거나 플라스틱을 먹었다가 죽는 물고기가 갈수록 느는 것도 이런 추세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과학자들은 장기적으로 플라스틱이 잘게 분해돼 물고기가 섭취하게 될 경우 향후 인류의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플라스틱이 가라앉아 해저면을 덮으면서 해양 생태계 혼란도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 때문에 ‘새로운 플라스틱 경제’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우선 생산과 유통, 수거 등에 있어 세계적으로 규격과 방식을 통일해 재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현재 플라스틱이 막은 하수구를 뚫거나 해양 내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400억 달러·약 48조원)이 전체 플라스틱 생산자의 이익보다 더 많다. 따라서 글로벌 경제가 플라스틱을 덜 생산하는 쪽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2050년 바다, 물고기 半 플라스틱 半… WEF서 충격 보고서 발표
입력 2016-01-20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