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9세 청년 10년 벌어도 서울서 내 집 마련 어렵다

입력 2016-01-20 21:57

저성장 심화로 소득증가율 등이 둔화되면 청년층이 2020년대에 자산으로 서울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이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2014년 기준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기초로 10년 뒤 35∼39세 청년이 구입 가능한 주택을 분석한 결과다.

20일 국토연구원의 ‘저성장시대 청년층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현재 경제성장률과 소득증가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2024년 35∼39세 청년이 서울에서 구입 가능한 가격대의 주택은 전체의 5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까지 포함해 부담할 수 있는 주택 가격을 3억8421만원으로 추정했다. 주택 가격은 2014년 수준에서 폭락이나 급등이 없다고 가정했다. 다른 지역의 경우 2024년 35∼39세 구입 가능 주택 비율은 경기도 83.7%, 부산 92.0%, 광주 97.4%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구입 가능한 가격대의 주택 비율도 떨어지는 것으로 봤다. 성장세가 5% 정도 둔화할 경우 소득증가율도 낮아져 35∼39세 청년이 서울에서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은 47.8%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률 둔화와 함께 상용근로자 비율이 5% 포인트 줄면 서울에 있는 주택 중 46.4%만 구입 가능한 가격대였다. 여기에 월세가구 비중이 5% 포인트 증가해 청년층의 순자산 감소로 이어지면 40.8%의 주택만 구입 가능 가격대 범위에 들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수욱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은 “저성장 시대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전월세 대책보다 장기적인 ‘내 집 마련’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