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벌크선 사업부 매각 추진… ‘6000억에 매각’ 카드 만지작

입력 2016-01-20 21:58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 산하 현대상선이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6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운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현대상선의 벌크전용선 사업을 6000억원 정도에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에이치라인해운이 현대상선에 1000억원을 지급하고 부채 5000억원을 떠안는 방식이다. 현대상선 벌크전용선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8057억원의 매출을 올려 현대상선 전체 매출의 17.35%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알짜 사업부문이다.

현대상선은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을 포함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 자구 방안을 마련해 이달 말 채권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자구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올해 4월 말과 7월 말 각각 2208억원, 2992억원의 채권 만기가 도래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할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2013년 말 3조3000억원대 자구계획을 발표한 뒤 순차적으로 이행했으나 현대증권 매각에 실패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