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단이 적힌 백제시대 목간(木簡)이 발견됐다. 광개토대왕릉비와 삼국사기 등에 구구법 표기와 산학(算學)을 가르친 기록은 보이나 구구표(九九表)가 유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문화재재단은 “백제 사비성터인 충남 부여읍 쌍북리 유적에서 출토된 목간에서 다양한 숫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표기된 사례가 발견됐고, 이것이 구구표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지난 16일 한국목간학회 학술대회에서 제기됐다”며 “재단이 관련 전문가들과 해당 목간을 검토한 결과, 한반도 최초 ‘구구표 목간’으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구구표 목간은 길이 30.1㎝, 너비 5.5㎝, 두께 1.4㎝ 크기로 소나무를 얇은 판재 형태로 가공한 것이다. 제조 시기는 백제 때인 6∼7세기로 추정된다. 9단부터 2단까지 기록돼 있는데, 가장 상단에 9단이 배치됐고 아래쪽으로 하위 단들이 이어지며, 각 단 사이는 가로선을 그어 구분했다. 44, 55처럼 같은 숫자가 반복될 경우엔 반복부호(〃)로 표기했고, 십 단위 중 20, 30, 40은 특별한 기호로 표시했다.
재단은 “이 목간에서 보이는 기록 표기가 중국과 일본 사례에 비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이라면서 “백제시대 수리체계가 정립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구구단 적힌 백제 목간 발견… 부여읍 쌍북리 유적서 출토
입력 2016-01-20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