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싸잡아 공격하며 ‘제3의 길’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당 소속 인사들의 발언이 상충되고 처음 했던 말을 뒤집는 등 연일 ‘엇박자’가 연출되면서 “국민의당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혹평이 나오는 형국이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20일 박 대통령의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서명운동 참여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안 의원은 서울 마포구 당사에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시계가 멈췄다”며 “국회 탓만 하는 대통령이 국민을 외면한 채 각자 주장만 앞세워 싸움만 한다”고 했다. 유성엽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단 회의에서 “(대통령의 서명 참여는) 책임 호도하는 아주 무책임한 본말 전도된 접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최원식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서명 참여를 긍정 평가해 논란이 되자 수습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하고 광복회를 찾아갔다. 전날 4·19 관련 단체를 방문해 ‘이승만 국부(國父)’ 발언을 사과한 데 이어 ‘역사 논란’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는 광복회 관계자를 만나 “위안부 문제를 처리하는 정부 방침을 보면 이것은 김구 선생님께서 그토록 말씀하셨던 광복의 정신으로부터 너무 먼 것”이라고 해 정부·여당의 역사인식을 지적했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연일 앞뒤가 다른 말을 하자 내부에서도 ‘메시지 관리가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 의원은 전날 더민주의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을 “원칙 없다”고 했으나 1주일 전까지만 해도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서도 한날한시에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환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명박정부 출신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했지만 유성엽 의원은 의원단회의에서 “아주 무리한 고환율 정책을 MB정부 때부터 추진했다”며 경제문제의 책임을 이명박정권에 물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국민의당 제3의 길? 좌충우돌?… 연일 ‘엇박자’ 연출에 “당 정체성 모호” 혹평까지
입력 2016-01-20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