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세계사 동맥 역할했던 중앙유라시아 유목민

입력 2016-01-21 18:17

지금까지 세계사는 농경 정주문명을 중심으로 서술됐다. 하지만 좀 더 시야를 넓히면 또 다른 주역이 있다. 바로 중앙유라시아 초원의 유목민과 오아시스 도시민이다. 이들은 실크로드를 종횡무진하며 세계사의 동맥 역할을 했다. 특히 고대 흉노, 중세 돌궐과 몽골에 이르기까지 유목제국은 아시아와 유럽의 역사를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이었다.

세계적인 중앙유라시아 권위자인 김호동 서울대 교수가 쓴 이 책은 유목민의 탄생과 오아시스 상인의 출현, 몽골제국을 비롯한 유목제국의 활약과 변화상을 총망라했다. 저자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다양한 언어로 쓰인 1차 사료와 학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3000여년의 역사를 서술했다. 특히 113컷의 지도와 22개의 계보도는 유목민족의 이동과 거주, 왕족들의 가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김 교수는 그동안 전문 연구서는 물론 대중교양서를 다수 집필해 왔다. 강대국의 역사에 가려져 있던 초원과 오아시스의 찬란했던 과거, 옛 영광을 잃어버린 채 몰락한 소수민족의 비통한 역사를 복원해 세계사를 바라보는 독자들의 편향된 시선을 교정하기 위해서다. 책은 국내 연구자가 우리말로 쓴 최초의 중앙유라시아 통사일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 석학이 자신의 역사관을 바탕으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