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지는 건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핫한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가 된 지 오래다. 웹툰에 대한 인기는 웹툰 작가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예능감을 가진 일부 작가들은 TV에도 출연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TV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웹툰 작가는 김풍(위 사진)이다. 현재 ‘해피투게더’(KBS) ‘주먹 쥐고 소림사’ ‘접속 애니 월드’(이상 SBS) ‘냉장고를 부탁해’(JTBC) 등 무려 4편이나 방송 중이다. ‘접속 애니 월드’를 제외하고는 만화와는 무관한 방송들이다.
김풍은 ‘올리브쇼’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 등 케이블 TV에 얼굴을 비치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입담 좋고 요리하는 웹툰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어냈다. 만화나 요리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솔직한 입담으로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 해피투게더를 비롯해 지상파 예능 3곳에 고정 출연하며 사실상 예능인이 됐다. 김풍의 프로필을 보면 웹툰 작품 수보다 출연 방송 수가 더 많다.
김풍은 2002년 웹툰 ‘폐인 가족’으로 데뷔해 ‘내일은 럭키 곰스타’ ‘찌질의 역사’ 등 작품을 내놨다. 2013년부터 네이버에서 연재해 온 ‘찌질의 역사’는 지난해 5월 시즌2를 마쳤다. 평범하다 못해 찌질하기까지 한 연애사를 다루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산 만화다.
‘빅 재미’를 선사하는 웹툰 작가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의 이말년(아래)이다. 그는 ‘병맛 코드’(형편없고 어이없음) 만화 ‘이말년 씨리즈’를 네이버에 연재하면서 10, 20대에게 큰 인기를 얻어 왔다.
도저히 예쁘다고 볼 수 없는 독특한 그림체와 개그 코드는 마리텔과 딱 맞아떨어졌다. 아프리카 TV에서 게임과 관련한 1인 방송을 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 이말년은 지난해 11월부터 마리텔에 출연해 줄곧 인기 상위권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말년은 ‘4컷 만화 그리기’를 주제로 한 첫 방송에서 방송인 서유리의 초상화를 앉은 자리에서 쓱쓱 그려냈다. 서유리가 “제가 이렇게 생겼느냐”며 경악하자 그는 “누군지 모르겠으면 이렇게 하면 된다”며 이마에 ‘서유리’라고 적어 열렬한 반응을 얻어냈다.
이들뿐 아니다. ‘조선왕조실톡’을 연재하는 웹툰 작가 무적핑크는 지난해 ‘웹툰 히어로 툰드라쇼’(MBC에브리원)를 진행했다. 작가가 웹툰으로 드라마 기획에 참여하고 출연까지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강풀 작가는 각종 콘서트에, 이종범 작가는 팟캐스트 등에 출연하며 입담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웹툰만큼 재밌는 작가들, 예능까지 진출 ‘종횡무진’
입력 2016-01-21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