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금융위·금감원 수장 손맞잡긴 했지만…

입력 2016-01-20 21:01

임종룡(오른쪽)금융위원장이 먼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잡고 사진부터 찍읍시다.”

금융위와 금감원 간부 40여명이 19일 저녁 서울 종로구 금감원 연수원에서 모여 앉아 새해 합동연찬회를 연 자리였다. 두 기관이 새해 업무계획을 함께 논의한 것은 2008년 2월 조직 분리 이후 처음이다.

연찬회는 진 원장이 먼저 제안했다. 금융정책과 시장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두 기관 사이에는 금융개혁을 두고 시각 차이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약관 심사 업무 하나만 봐도 지금 약관을 일일이 읽기조차 벅찬 상황인데, 사전 심사를 폐지하면 사후 감독을 위해 훨씬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며 금융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도 조직 확대가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입장에선 규제와 장벽을 없애 갈 때마다 소비자 보호나 건전성 관리를 내세워 제동을 걸더니 인원까지 늘려 달라는 금감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금감원 조직개편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갈수록 커지는 중이었다.

연찬회에서 두 수장이 악수를 하며 “생존을 같이하는 동반자”(임 위원장) “혼연일체의 정신이 뿌리내려야 한다”(진 원장)고 강조한 것은 이런 갈등 때문이다.

“밖에서 보면 금융위나 금감원은 모두 한 몸인데 똑같은 사안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

연찬회에서 질타와 반성이 이어지면서 간부들이 숙연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2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시각은 다르지만 귀 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 많다” “간부들만 만날 게 아니라 실무자들도 자주 만나 대화하자”고 약속했지만, 정작 금감원 조직개편은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고 한다. 봉합이 아니라 화합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