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민물 호수인 장시성 포양호. 창장(長江·양쯔강) 남쪽에 위치한 포양호는 겨울철이면 물이 빠지고 순식간에 초원으로 변한다. 멀리 소들이 풀을 뜯는 모습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이 지역 관광 상품이 됐다. 신화통신은 20일 “강남(양쯔강 이남) 땅에서 보는 만리장성 북쪽의 풍광”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지역 정부는 최근 몇 년 사이 풀이 엄청나게 많아져 화재 예방에 나서기도 한다.
호수가 초원으로 변하는 것은 물이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은 양쯔강과 이어진 후난성 둥딩호도 마찬가지다. 후난성 수리청에 따르면 양쯔강에서 둥딩호로 유입되는 수량은 1950년대 연평균 1331억6000만㎥이던 것이 현재 500억2000만㎥로 급감했고 한때 4000㎢ 안팎이던 수면의 면적도 335㎢로 축소됐다. 둥딩호 습지보호소 완셴쥔 소장은 “15년 전 배를 타고 철새를 관찰하러 가면 장관이었다”면서 “지금은 구두를 신고 철새 도래 지역으로 간다”고 소개했다. 그는 “호수 면적이 줄면서 철새 활동 면적도 3분의 2가량 줄었고 모래밭이 많아지면서 어류 산란장의 기능도 잃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전역에 걸친 심층 취재 결과 포양호와 둥딩호의 모습은 중국 북부 지역의 물 부족 현상이 남부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북부 지역의 경우 물 부족 현상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특히 수도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성은 지하수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싱타이시 웨이현은 30년 전부터 수로가 말라가기 시작해 지금은 7개의 간선 수로와 10개의 지선 수로가 바닥을 드러냈다. 한 주민은 “원래 120m만 파도 물이 나오던 우물들이 이제는 3배인 360m를 파 내려가야 겨우 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은 지난해 양쯔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남수북조(南水北調)’ 사업을 통해 8억t가량의 물을 공급받았지만 아직도 2100만명의 시민을 살리기 위해서는 6억t의 물이 추가로 필요하다. 수질 오염도 심각한 문제다. 2014년 조사 결과 중국 북부 지역의 2017개 우물 중 15%만이 양호한 상태였다. 중국의 물 문제는 강수량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도시화로 인한 지나친 개발에 기인한다. 중국 수리수전과학연구원 왕젠화 연구원은 “중국의 물 위기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경제가 성장하면서 물 부족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호수가 초원으로… 양쯔강이 말라간다
입력 2016-01-20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