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中, 北에 특별한 역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副)장관이 “중국은 북한과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면 ‘특별한 역할’이 있다”며 북핵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20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을 잇달아 만나 4차 핵실험에 대한 한·미 대응방안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모든 무역은 사실상 중국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영향력과 레버리지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이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대북 제재 일환으로 북·중 무역 축소 등을 검토하길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경계하는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사드는 파트너인 한국과 충분한 협의 하에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게 테이블 위에 올라온 상태”라며 “뉴욕(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가 시작되겠지만 다른 국가들과의 공조 하에 독자적인 제재 또한 모색할 것”이라고 답했다.

임 차관은 “북한의 잘못된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한·미 양국의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면서 “이런 목표를 바탕으로 안보리에서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조치가 도출되도록 한·미 양국이 외교적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면담을 마친 뒤 중국 베이징으로 떠났으며, 오는 27일에는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도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