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만나서 대화로 해결 절실한데… 시·도 교육감들 ‘이준식 사회부총리 푸대접’

입력 2016-01-20 22:11
아기 인형을 배에 매단 인천시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원장과 보육교사들이 20일 인천시청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논의하자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시·도교육감들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이 부총리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자 교육감들 측에선 “인사말 정도만 하고 돌아가시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해 교육감들과 다시 만난다. 18일 서울에서 열린 협의회 회장단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다. 누리과정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이 부총리의 참석에 교육감들 반응이 시큰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산까지 가는데 ‘인사말’ 정도만 하고 정작 회의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말만 하고 돌아와야 하는데 바쁜 일정을 쪼개 부산까지 가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교육부는 교육감 대부분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참석을 추진했다고 한다.

교육감들이 이러는 까닭은 첫 회동 때 이 부총리가 일방적 양보를 요구해서다. 당시 이 부총리는 “국민들이 걱정하므로 교육감들이 협조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대통령 공약 때문에 교육청들이 빚더미에 앉았다”며 날을 세웠었다. 이 때문에 교육감 사이에서 “이번에도 이런 얘기만 늘어놓을 거면 시간낭비”라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청 관계자는 “(18일 회동에서) 이 부총리가 목적예비비 우선 지급 등 교육감들이 요구하는 사안에 일절 확답하지 않고 정부 입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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