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탈당을 선언했다. 3선 의원인 그는 새누리당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는 부산·경남(PK) 지역을 뜻하는 ‘낙동강 벨트’ 선거 결과에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조 의원 탈당으로 총선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조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부로 탈당한다. 제게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28세 때 민주당 후보로 15·16대 총선에 나섰다가 지역주의 벽에 가로막혀 낙선했다. 이후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와의 대결 끝에 2000표 차이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성과를 보여준 그에게 한때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정치활동을 해 스스로를 ‘원조 친노(친노무현)’라고 불렀던 조 의원은 문 대표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반문(반문재인)’의 선봉장에 섰다.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던 그를 혁신위원회는 ‘해당 행위자’로 지목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당에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 의원은 “스스로 당을 떠나는 일은 없다” “(제가 나가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격”이라며 탈당을 부인해 왔다.
탈당을 결심한 조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으로부터 입당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의원의 향후 행선지는 새누리당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일 내로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즉답을 피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그의 새누리당행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래전부터 발언이나 정치활동을 보면 우리 당 컬러와 맞는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언젠가 그 당을 떠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상당히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더민주 부산시당은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하루아침에 여당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에 대한 서글픔과 연민을 느낀다”고 강력 비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원조 ‘친노’ 자평, 문재인과는 사사건건 대립… 결국 탈당
입력 2016-01-19 21:37 수정 2016-01-20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