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노’ 자평, 문재인과는 사사건건 대립… 결국 탈당

입력 2016-01-19 21:37 수정 2016-01-20 00:12
조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을 나서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탈당을 선언했다. 3선 의원인 그는 새누리당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는 부산·경남(PK) 지역을 뜻하는 ‘낙동강 벨트’ 선거 결과에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조 의원 탈당으로 총선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조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부로 탈당한다. 제게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28세 때 민주당 후보로 15·16대 총선에 나섰다가 지역주의 벽에 가로막혀 낙선했다. 이후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와의 대결 끝에 2000표 차이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성과를 보여준 그에게 한때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정치활동을 해 스스로를 ‘원조 친노(친노무현)’라고 불렀던 조 의원은 문 대표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반문(반문재인)’의 선봉장에 섰다.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던 그를 혁신위원회는 ‘해당 행위자’로 지목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당에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 의원은 “스스로 당을 떠나는 일은 없다” “(제가 나가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격”이라며 탈당을 부인해 왔다.

탈당을 결심한 조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으로부터 입당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의원의 향후 행선지는 새누리당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일 내로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즉답을 피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그의 새누리당행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래전부터 발언이나 정치활동을 보면 우리 당 컬러와 맞는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언젠가 그 당을 떠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상당히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더민주 부산시당은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하루아침에 여당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에 대한 서글픔과 연민을 느낀다”고 강력 비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