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안정되면 바로 사퇴 安 신당과도 연대 가능”… 문재인 신년 기자회견

입력 2016-01-19 21:02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구성찬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가 안정되는 대로 이른 시간 안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제 사퇴가 우리 당을 살려내는 데 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대위로의 권한 이양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는 대로 바로 공표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지난 1년간) 온갖 흔들기 속에서도 혁신을 이뤄냈다”면서 “못한 것은 통합인데, 통합에 물꼬를 틔우기 위해 제가 비켜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인재영입위원장직도 내려놓고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불출마 의사도 다시 확인했다. 그는 “총선 불출마 생각은 변함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총선 승리를 도울 것”이라고 했다. 총선 결과에 대해선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 희망을 마련하지 못하면 제 역할이 여기까지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 대표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보이면서도 ‘공천 혁신안’ 사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선대위는 총선 시기 당의 지도부다. 김 위원장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공천 룰 수정 시사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께서 다른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탈당파 의원에 대한 비판과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을 향한 견제도 빼놓지 않았다. 문 대표는 탈당파 의원들을 향해 “명분 없는 탈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끝났다. 지역을 볼모로 한 구태정치가 새로운 정치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말이다. (한 위원장의) 역사인식은 맞지도 않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말”이라고 일갈했다.

문 대표는 정의당과 천정배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회의는 물론 국민의당에도 총선 전 통합 혹은 연대 논의를 제안했다. 그는 “그동안 국민회의, 정의당과 비공식적 협의를 이어왔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논의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에도 “통합 또는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제가 사퇴하면 통합의 걸림돌이 해소되는 것 아니냐. 논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현 지도부 해체 시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당내 의견이 갈린다. 21∼22일쯤 당무위를 개최해 선대위를 구성하고 최고위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과 중앙위원회에서 당헌을 개정하는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 당무위 안으로 진행될 경우 문 대표 사퇴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마무리될 수 있다. 그러나 중앙위 소집은 최소 닷새 전 공지해야 하기 때문에 문 대표 사퇴가 일주일 이상 연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이종걸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새누리당은 “대안은 없고 비판만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위기를 인식하면서도 일하지 않는 정치 지도자는 악하다”며 쟁점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국민의당 최원식 대변인도 “미흡한 점이 많다”며 “조건 있는 사퇴라는 뇌관이 다시 야권 진영을 어지럽힐까 걱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청래 더민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 기자회견 직후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최승욱 문동성 기자 applesu@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