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도색잡지 펜트하우스(사진)가 종이 발행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해 10월 경쟁지 플레이보이가 누드 사진을 싣지 않기로 결정한 지 3개월만이다.
펜트하우스 발행사인 ‘프렌드 파인더 네트워크’의 조너선 벅하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51년간 계속해온 펜트하우스 종이 발행을 중단하고 콘텐츠를 디지털 형태로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에 있던 사무실도 폐쇄할 계획이다. 대신 발행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새로운 사무실을 열기로 했다. 벅하이트는 “사무실 이전을 통해 펜트하우스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사진과 글 등 기존 콘텐츠를 영상과 방송에 융합하려 한다”고 밝혔다.
펜트하우스는 플레이보이와 함께 세계 도색잡지 시장을 양분한 매체다. 애초 도심 독자들을 위한 라이프스타일과 낮은 수위의 노출사진을 실었으나, 1990년대를 지나며 본격적인 도색잡지로 방향을 틀었다. 전성기 무렵에는 매월 발행부수가 500만권을 넘기도 했다.
침체기가 찾아온 건 2000년대 들어 온라인 포르노가 확산되면서부터다. 2004년 창립자이자 소유주였던 밥 구치오네가 파산선고를 받아 외부에 매각됐고, 2013년에는 발행사 측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도 했다.
앞서 플레이보이는 560만부에 달했던 발행부수가 80만부로 줄어드는 등 적자가 거듭되면서 3·4월호부터 누드사진 대신 여성 필진의 성인 칼럼을 싣는 등 콘텐츠 내용을 바꾸기로 했다. 지난주에는 자사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플레이보이 맨션(창립자 자택)’을 2억 달러(약 2412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펜트하우스 인쇄판 발행 안한다… 51년 만에 ‘온라인’만 제공
입력 2016-01-19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