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하형록 <14> 美 뉴저지 주차 관련 자문역에게 신뢰 얻어

입력 2016-01-20 17:54 수정 2016-01-20 20:33
서울에서 우연히 만난 여동생 친구와 30년 전 백년가약을 맺은 하형록 회장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은 아내라고 말한다.

“그런 자의 남편의 마음은 그를 믿나니 산업이 핍절하지 아니하겠으며.”(잠 31:11)

여기에 등장하는 남편을 클라이언트, 즉 고객으로 바꾸면 ‘Our client fill confidence in us’가 된다. 즉 고객에게 항상 신뢰받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한다. 우리 고객 중에 레니 비어라는 사람이 있다. 뉴저지에 사는 그는 작은 도시의 주차 관련 자문을 하기 때문에 전국에 아는 사람이 많다. 미국에서는 주차장, 항공, 부두의 모든 시설을 관리하는 정부 위임기관이 있다. 이 기관에서 문제가 있을 때 레니 비어를 부른다.

그런데 레니 비어는 이상하게도 우리 회사를 좋아한다. 좋은 건수만 있으면 우리에게 알려 주고 한 푼의 대가도 받지 않는다. 미국에는 합법적 커미션이란 개념이 없다. 모든 대가성 수수료는 뇌물로 취급한다. 그런 사회에서 레니처럼 우리를 믿어 주는 고객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Lacks nothing of value’란 가치 있는 것에 모자람이 없다는 의미다. 즉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었다는 뜻이다. 이 말씀을 기업에 적용하면 고객이 우리에게 맡긴 일을 100% 만족스럽게 해내야 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우리 회사가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개인적으로 적용하면 직원인 내가 고객뿐 아니라 회사에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사람은 언제나 신뢰를 받고 고객과 경영진을 만족시킬 수 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특히 경영진은 혹은 자기 상사와의 관계를 소홀히 해서 신뢰를 잃는 사람이 종종 있다. 가벼운 거짓말을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소한 거짓말에서 인간관계가 금이 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하루 결근했다고 하자. 사실 그는 어제 기분 나쁜 일이 생겨서 도저히 회사에 갈 마음이 아니었거나 가족이나 친구들이 놀러 가자고 해서 결근을 한 것이다. 다음 날 출근할 때 그는 절대 밝은 얼굴을 할 수 없다.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에 아무리 감추려 해도 얼굴에 나타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거짓말을 들키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삶에서, 얼굴에서, 태도에서 거짓말은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아내나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배우자가 금방 알아채는 것과 같다. 배우자에게 뭔가 숨기는 게 있으면 예전에는 대화를 나눌 때 80% 이상 눈을 쳐다보고 말했는데 10%밖에 눈을 똑바로 볼 수 없게 된다. 그런 작은 변화가 배우자에게 감지되는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신 창조 원리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사는 부하 직원의 작은 변화에도 ‘저 친구가 뭔가 달라졌다’고 느낀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상사에게 볼만이 많다. 그러나 내가 볼 때 그런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만든 원인의 60∼70%는 그 본인에게 있는 것을 본다. 상사나 경영자는 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에 직원들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한다. 이미 상사나 경영자에게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자기 거래처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담당 직원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를 감지할 수 있다. 고객에게 신뢰받으려면 사소한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